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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기타외국소설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소담출판사

by actor_zoo 2013. 2. 7.




오늘날도 고등학교가 평준화되지 않은 곳이 있다. 모든 이들에게 교육으로 계급을 정하지 않고 균등한 교육적 환경을 마련해 주는데 그 기초가 있을 것이다(사실, 교육현실은 문외한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통해 오늘날의 교육 현실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학교 교육이 사회의 계층을 결정 짓는다는 것에 대한 반기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성이 저급하더라도 교과서를 중심으로(아니 오늘날은 그렇지도 않지만) 학교 또는 국가에서 요구하는 정답을 아무련 이견 없이 써내려 가면 성적의 우열에 의해 사회의 상층부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해진 정답놀이는 인성을 위한 시간까지도 위협하고, 나아가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라는 가치의 문제도 팽(烹)시키고 있다. 그 결과는 눈에 뻔하다. 


우리는 속았다. 노력하면 성공한다 라는 부추김의 사기에 너도나도 당하고 말았다. 그렇다보니 그래도 비교적 사기치지 않는 교육의 맹복적 정답에 목을 매었다. 그런데 보라 그 결과를... 이젠 그것 나마도 가진 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한스는 배움이라는 미지 세계로의 개척의 즐거움을 아는 인물이다. 인간이 가지는 호기심의 딜레마는 가분수에 짖눌린 허약한 몸을 만들었을 지언정. 그리고 그는 그 댓가의 즐거움에 완전히 길들여져 있다. 그것은 호기심의 엔진이나 다름 아니다. 

그런 한스가 이제 그 보상으로 상류의 계층으로 오르기 위한 첫번째의 관문을 통과하는 쾌거를 이룬다.

그런데 그것이 더 이상 그에게 호기심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그의 공부와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에 대한 자기 고민의 요구를 발견하는 계기 또한 되고 만다. 


그는 먼저 우정을 알게 된다. 관계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는 문학의 진정을 알게 된다. 더 이상 암기와 법칙의 도가니가 아닌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수레바퀴 아래"가 두렵지만 상류의 계층으로의 희망을 동경하지 않게 된다.


엘리트의 세계에서 다시 수레바퀴 아래의 세계로 돌아 온 한스는 위의 변화가 지금보다 어렸던 시절을 회상함으로 자신에게도 이미 존재했음을 깨닫는다.


한스는 이제 어떻게 수레바퀴 아래를 극복하겠는가.

그렇다. 한스는 일어난다. 그리고 직시한다. 제일 앞서가던 자기가 제일 뒤에 있는 현실을...


한스는 취해 넘어졌을 때, 후회했을까? 후회했다면 무엇을?

아니면, 돌이키고 싶지만 자신이 없는 자기 현실을 바라봤을까? 엄두가 안 났을까?

아무튼, 한스는 수레바퀴 아래서 자신을 보았고, 자신은 한번도 그 곳을 떠난적이 없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곳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도. 그것에 몸서리를 쳤을까? 아니면 깨달음의 자기포기를 일삼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