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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한국소설8

눈가리고 책읽는당 2기 - 단서: 구두, 10 그리고 내성적인 / 창비 사람은 누구나 연기를 한다. 행동뿐아니라 목소리도 여러 개 가지고 다닌다(어떤 이는 사투리를 여러 가지로 구사한다). 누구는 그것이 본능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모방이나 유희적인 것이 이에 속한다. 또 누구는 종교적인 것이라고도 한다. 하기야 요즘 돌아가는 종교판을 보면 맞는 말 같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구는 지배하고픈 우위의 본성 때문이라고도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사실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 사람들의 연기는 매우 훌륭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행하는 자의 입장에서 말이다. 그렇담 왜 사람들은 연기를 할까? 그건 아마도 연기를 하는 매 순간, 너무나도 성취하고픈 욕망이 발생하기 때문이 아닐까? 연기는 마음과 신체가 혼연이 되어야 한다. 신체가 그 욕망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2016. 1. 22.
연인 심청 / 방민호 - 다산책방 세상에 사랑 만큼 재미난 소재도 없다. 아니 사랑이 빠지면 사람 얘기가 되지 않는다.사랑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거나 그 깊이 만큼 아픔을 준다. 사랑은 그냥 사람과 사람간의 행위나 감정의 상태가 아니다. 사랑은 각자의 배경을 가지고 그것을 이어나가는 과정의 굴곡이다.여기 『연인 심청』에는 거기에 더해 사람 존재의 물음이 더해진다. 소설 『연인 심첨』을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지만 구체적으로 읽어 본 사람이 적은 을 현대인들에 눈높이에 마추어 재미있게 구성한 소설이다.소설은 현재 시점과 과거, 고려 시대로의 통로를 오가는 작가의 전지적 시점으로 이루어진다.마치 옛날 얘기를 듣는 듯 글들이 우리의 눈을 잡아 놓지 않을 정도로 쉽고 재미나게 읽어진다.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2015. 2. 11.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 - 박소정/ 다산책방 석화(石花)에서 빼낸 굴과 막걸리의 향을 먹으며 소설의 서평을 씁니다. 마치 병풍처럼 소설의 얘기가 한 폭의 그림과 그림으로 연결된 듯하다. 하나의 장면은 다른 장면과 잇대어 있는 듯하지만 사실 홀로 서 있기도 해보인다. 이는 각 장면이 각기 다른 향으로 가득찬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책은 첫장부터 끝장까지 향기로 가득하다. 설렘과 절망, 각오와 좌절, 사랑과 이별, 친밀과 낯섬… 소설은 병자호란을 기점으로 조향사를 꿈꾸는 미래가 없는 천한 고아 소녀의 소박하고 척박한 삶으로부터 시작된다. 오래지 않아 여느 소설의 주인공처럼 짧은 희망 뒤에 긴 절망을 겪게되는 여인은 식구였던 동생과 정인을 떠나 궁으로 들어가고 거기서 호란을 겪어 중국 심양으로 볼모되어 간다. 여인, 수연은 여기서 세.. 2014. 12. 13.
비밀정원 - 박혜영 / 다산책방 책장을 펼치면 사방에 사계(四季)가 흩어진다.한 쪽은 무더운 매미 소리가 귀 속을 자극하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은행이 떨어져 코 끝을 자극한다. 이쪽을 보다 저쪽을 향하면 마치 창조주가 세상 율려(律呂)의 이퀄라이져로 디졸브를 하는 듯 절묘한 교차가 이루어진다.시계를 매고 헐떡대는 토끼도 없고 공간이동 방망이도 없는데 『비밀정원』한 권이면 다른 세상에 몸을 이동하게 된다.시골의 성장 추억이 있다면 각 독자의 일기장을 윤색한 것처럼 소설은 다가올 것이고, 도심에서 자랐다면 여느 시골 촌놈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부유하지마 겉과 다른 지독하고도 소동스러운 한 개인의 가정사를 보게 될 것이다. 세월은 연대기가 아니라 하나의 덩어리라고 소설 속 이율이 말했들이, 소설은 이요가 20여년 떠난 자신의 집 '노관'.. 2014.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