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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외국소설3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 열린책들 이 책을 읽는데 정확히 2주가 걸렸다. 읽기 힘들거나 맘에 들지 않거나 공감과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 반대, 2주 동안 크레타를 다녀왔으며, 신나게 라키와 럼을 마셨으며, 광산에서 광맥을 찾았으며, 여자를 사랑했고, 끔찍한 살인도 목격했으며, 내 존재의 심연에 영혼을 만났으며, 하나님과 악마를 보았고, 갈매기와 바다와 나를 동일시하였고, 그리고 알렉시스 조르바를 친구로 사귀게 되었다. 그러한데 어찌, 이 책을 빨리 볼 수 있단 말인가. 도저히 하릴없다. 뒤에 알게 되었지만 카잔차키스도 조르바를 회상하며 2주만에 책을 완성하였다 한다. 카잔차키스의 위대함은 독자를 붙들어 메는데 있다. 여느 독자건 그들의 심연을 생각케하는 마법을 부린다. 서양의 기독교에서부터 동양의 붓다까지 그에겐 모든 것이.. 2013. 6. 15.
아Q정전 - 루 쉰 / 창비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고 건널목에서 육교를 찾아 헤매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내민 손에 내 쓰레기통 한 줌 쓰레기를 쥐어주고 그 답으로 그의 심장을 쓰레기통에 담는척하며 돌아서 빨간불로 쓸모없는 건널목에 던져버린다 건널목 건너 行人은 길 건너가 어딘지를 분노의 혀로 내 귓속에 집어 넣어 묻고는 입맛을 다시더니 잠시후 내 쓰레기통을 탐하는 눈으로 내 뒤에 줄을 대고 내가 우하면 좌하고 내가 좌하면 좌한다 파란불의 신호등은 길건너 돌뿌리에 잠을 청하고픈 토끼들의 경주가 되고 나는 쓰레기통에 손을 대고 발은 지면에 붙힌채 흔들어 댄다 그리고 외친다 나는 육교에서 비겁하게 홀로 마라토너처럼 뛰겠노라고 쓰레기통 밖으로 삐져나온 내 변발을 잽싸게 숨기며 말이지. 2013. 2. 7.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소담출판사 오늘날도 고등학교가 평준화되지 않은 곳이 있다. 모든 이들에게 교육으로 계급을 정하지 않고 균등한 교육적 환경을 마련해 주는데 그 기초가 있을 것이다(사실, 교육현실은 문외한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통해 오늘날의 교육 현실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학교 교육이 사회의 계층을 결정 짓는다는 것에 대한 반기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성이 저급하더라도 교과서를 중심으로(아니 오늘날은 그렇지도 않지만) 학교 또는 국가에서 요구하는 정답을 아무련 이견 없이 써내려 가면 성적의 우열에 의해 사회의 상층부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해진 정답놀이는 인성을 위한 시간까지도 위협하고, 나아가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라는 가치의 문제도 팽(烹)시키고 있다. 그 결과는 눈에 뻔하.. 2013.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