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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2

비밀정원 - 박혜영 / 다산책방 책장을 펼치면 사방에 사계(四季)가 흩어진다.한 쪽은 무더운 매미 소리가 귀 속을 자극하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은행이 떨어져 코 끝을 자극한다. 이쪽을 보다 저쪽을 향하면 마치 창조주가 세상 율려(律呂)의 이퀄라이져로 디졸브를 하는 듯 절묘한 교차가 이루어진다.시계를 매고 헐떡대는 토끼도 없고 공간이동 방망이도 없는데 『비밀정원』한 권이면 다른 세상에 몸을 이동하게 된다.시골의 성장 추억이 있다면 각 독자의 일기장을 윤색한 것처럼 소설은 다가올 것이고, 도심에서 자랐다면 여느 시골 촌놈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부유하지마 겉과 다른 지독하고도 소동스러운 한 개인의 가정사를 보게 될 것이다. 세월은 연대기가 아니라 하나의 덩어리라고 소설 속 이율이 말했들이, 소설은 이요가 20여년 떠난 자신의 집 '노관'.. 2014. 10. 19.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 다산책방 이 책은 한 권의 시간이다. 시간이란.... 처음에는 멍석을 깔아줬다가 다음 순간 우리의 무릎을 꺾는다. 자신이 성숙했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는 그저 무탈했을 뿐이었다. 자신이 책임감 있다고 느꼈을 때 우리는 다만 비겁했을 뿐이었다. 우리가 현실주의라 칭한 것은 결국 삶에 맞서기보다는 회피하는 법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이란.... 우리에게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면, 결국 최대한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던 우리의 결정은 갈피를 못 잡게 되고, 확실했던 것들은 종잡을 수 없어지고 만다. 오랜 시간 노출된 노인을 만난다. 선입견을 던져라. 그 노인을 여타 소설의 주인공으로 보고 조우하지마라.노인은 세월에 의해 인생을 관조할 정도의 처지는 분명 아니다. 아직도 인생이 축적의 원리인지, 수리적 함수인지, 그리고 인성이란.. 2014.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