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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자기계발/교육

왜 그런지 돈을 끌어당기는 여자의 39가지 습관 - 와타나베 가오루(김윤수) / 다산북스

by actor_zoo 2014. 10. 4.



또다른 시크릿(끌어당김의 긍정), 꿈꾸는 다락방(독서관련), 긍정의 힘(기독교 베스트셀러)


책을 몇장만 넘겨도 이 책이 어떤 성향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또다른 시크릿(끌어당김의 긍정), 꿈꾸는 다락방(독서관련), 긍정의 힘(기독교 베스트셀러)이다. 책은 부자가 되려는 독자들에게 돈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가져야 그 뜻을 이룰 수 있다고 첫장부터 끝장까지 역설한다. 책은 제목과 다르게 구지 성별을 구별하지 않지만 번역본이라 하여도 여성의 느낌(?)이 많이 묻어난다. 만일 남성이 이러한 책을 썼다면 아마도 지금처럼 이 책이 일본 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일반 남성 회사원보다 이책의 독자들은 대다수 집이라는 공간을 뛰어넘어(혹은 뛰어넘고 싶은) 자기의 여유를 가질 때 비로소 다가오는 진정한 자기 취미로 자본을, 그것도 회사원 못지 않은 자본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치에 부흥하는 여성들일 것이다. 

작가는 지극히 자본주의 세계에서 자본이 어떻게 구조화 되어 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는 그것을 자세히 모르고 있는 듯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돈은 돌고 돌며 가계부 안에서 골치아픈 돈을 유익하고 친근감있고 살아있는 에너지로 친해져야할 친구로 인식하는 것을 이책 전반에 모토로 삼고 있다. 우리에게 흔히 인식되고 있는 '돈을 대놓고 밝히면 상스럽다'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작가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전복하라고 당부한다. 

저자는 끊임없이 돈과 친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기어이 돈을 의인화하여 돈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당부한다. 만일 돈을 많이 벌어 드리는 것에만 목적을 두어 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길 원하는 일변도라면 이책은 사실 절반을 읽기 전에 쓰레기통에 던져질 확률이 높을 것이다. 다행이도 저자는 돈을 가치있게 써야하는 것이라고 권한다(후반부에 많이 언급되니 인내를 가지시길). 




지나치게 돈을 긍정적으로 보거나 보려는 마음 또한 부정을 부정하는 부단히 내밀한 긍정의 태도로 돈에 얽매이기는 매한가지다.


돈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이 없다. 돈이 없으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돈에 얽매이면 돈이 사람의 가치 기준이 되어 사람을 수단화, 종속화 시킬수 있다. 저자는 돈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바로 돈에 얽매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돈을 긍정적으로 보거나 보려는 마음 또한 부정을 부정하는 부단히 내밀한 긍정의 태도로 돈에 얽매이기는 매한가지다. 

자본주의에서 돈에 초연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종교도 자본의 추춧돌에 세워지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 세상에서 돈에 대한 책이 난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구조에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마음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이룰지에 대한 방법론은 아마도 지속적으로 생산될 것이다. 곧 돈에 관한 자기계발서적은 일단 독자의 레이더망에 잘 걸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책은 그 망에서도 비교적 잘보이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바로 증명할 수 없는(증명이 된다면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 밖에 없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이점은 거의 항간에 인기몰이를 한 『시크릿』과 흡사 똑같다. 아니 오히려 살짝 샤먼하다. 주술적인 부적이나 돈에 대한 의인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돈을 에너지에 비유하며 돌고 도는 유통을 중시한다. 곧 좋은 기운(긍정하는 마음)으로 돈을 지출해야 그 돈이 좋은 기운으로 다시 내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마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이 같은 주장을 많은 이들이 실천하여 다들 원하는 만큼의 돈을 가지길 바라는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에 큰 모순이 있다.


돈은 유한하다. 그러니까 누군가 돈을 많이 가진다는 것은 그에 비례하게 누군가는 돈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뻔한 상식이다. 돈을 좋지 않은 기운(부정하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 이책을 보지 않은 독자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하는 사람에게 돈을 옮겨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만일 많은 사람들이 이책을 보고 실천에 옮기면 어떻게 될까? 그 안에서 경쟁이 생길 것이다. 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이 비교우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개중에는 효과가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왜냐면 이책의 내용은 개인의 사례로 이것을 객관화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책을 많이 판 저자는 부자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즉, 돈에 관한 긍정적인 생각을 설파한 저자는 확실히 그 긍정의 덕을 보게 될 것이다.


이책에서 말하는 긍정적인 힘로 이책의 장점을 살펴보면, '돈'이라는 글을 다른 가치있는 것으로 치환하면 생활의 유용한 팁이 된다는 것이다. 정리정돈, 물건에 대한 가치 기준, 부채관리, 인간관계는 유용한 가지계발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이책을 평하자면 샤머니즘에 도덕 교과서의 합작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희망이라는 것을 다시금 부여잡게 하는 계기도 준다.


이책은 쉽고 가볍게 읽히는 무서운 책이다. 왜냐면 내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나부터 저자처럼 해보고픈 마음이 일어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