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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자기계발/교육

Risk and Chance 왜 나는 기회에 집중하는가 / 미키 타케노부 - 다산3.0

by actor_zoo 2014. 12. 28.


리스크 없는 직업이 장땡이인 사회

 

비정규직이 나라의 문제, 특히 청년들에게 큰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그러다 얼마전 직장인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다룬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종영되었다. 

대학은 공무원 양성 수를 어처구니 없게 자랑하는 수준이 되었고, 노량진 학원가는 컵밥을 먹어가며 스펙을 쌓거나 그들의 전공과 전력이 무엇이건간에 공무원 시험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가정을 책임지는 최소의 수익을 창출하고 더불어 지역과 사회, 나아가 국익에 이바지하는 회사라는 곳이 언제든지 엎어질 수 있고, 자신은 그 공간에서 소모품처럼 버려질 수 있다는 과거 IMF의 충격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대의 청년들은 도전보다 안정을 선택한다. 과거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말단 공무원도 한 번에 합격하기 힘든 경쟁을 보이는 것도 이의 방증이다. 창업은 쉽게 할 수 있는 프렌차이즈에 의존하거나 그도 문제가 많다고 하니 시장의 인기에 편승하고 끝내 낙엽이 떨어지듯 많은 자영업자들이 길바닥에 나뒹군다. 이것이 현실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리스크 그 자체가 사업이며 회사의 일이라고 알리는 책


이 책  『Risk and Chance 왜 나는 기회에 집중하는가』는 그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다. 사실 그것을 주제로 하는 책이 아니다. 이미 회사에서 완생을 위해 미생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책은 그래서 아주 현실적이다. 책은 재일 사업가로 우리에게 잘알려진 일본 최고의 IT 기업, 소프트뱅크의 CEO인 손정의의 기업운영 정신을 토대로 독자들의 궁금한 문제들을 답으로 전개해 나간다. 

위에서 언급한 왜 우리는 이토록 안정일변도로 변했는지에 대한 대답은 없지만(사실 그 대답은 의외로 쉬울 수도 있지만) 책은 기본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는 일들 그 자체가 리스크라고 주장한다. 안정을 취할려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시장이 활발해지고 지역사회가 발달되고 나라가 부흥하는 것은 기업이 그 위기 안에서 사업을 이루는 것이다. 손정의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은 인생을 살았고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린 늘 성공 뒤에 실패를 숨기고 성공만을 부각한다. 그 성공의 크기는 사실 동일한 크기의 리스크를 가진 것이었는데 말이다. 


책은 아주 짧은 문장과 단락으로 이루어져있다. 저자가 머리에 기술한 것처럼 목차를 보고 솔깃한 부분을 골라 보아도 되는 가벼운 책이다. 하지만 그 내용의 무게는 현실에선 많은 직장인들의 피와 눈물과 땀일 것이다. 



발명하는 방법의 발명-키워드 조합, 사업철수 기준이 갖추어진 사업계획, 1박2일 문서작성법, 의견의 변화와 의도의 불변


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사업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키워드로 아이디어를 만드는 부분과 사업철수의 기준을 미리 정하는 것, 그리고 1박2일 문서작성법과 변하지 않는 의도를 다루는 부분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손정의는 완전한 새로운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사업의 기획은 이미 있는 것들의 조합이다. 그는 그 조합, 곧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방법을 발명한다. 그것이 바로 키워드 조합이다. 


"손정의는 단어가 적힌 카드를 만든 다음, 그 단어들을 이리저리 조합해보면서 '발명 아이디어 만드는 법'을 개발했다. 예를 들자면 '전자동', '고속', '휴대형'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세탁기', '번역기', '오토바이'를 다양하게 결합해보는 것이다. 그러다면 보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본문126쪽.

 

책에 의하면 지금의 소프트뱅크는 수없는 실패를 경험한 결과다. 그들은 실제 사업을 철수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에겐 '포기'라는 것은 없다. 철수는 다음을 위한 발판이다. 


"소프트뱅크도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 흑자를 유지하지 못하면 포기를 경정한다. 사람들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기에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포기'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포기'와 개념이 다르다. 아니, 엄밀히 말해 소프트뱅크에는 '포기'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 철수 기준은 왜 필요할까? 그건 사업을 포기할 시기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략) 물론 이때의 철수는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손정의는 실패를 새로운 각도에서 재도전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소프트뱅크를 신뢰하는 까닭이다." -본문 78~80쪽.


소프트뱅크는 빠르게 변하는 업종이기에 속도에 민감하다. 그렇다고 대충이란 없다. 그들에게 소모적인 것은 중복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다. 사업계획을 문서화하는데 반복되게 머리에 인풋을 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을 취한다. 


"뇌는 자신이 낮에 취득한 정보를 밤에 정리정돈해서 기억으로 저장한다. 이는 의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중략) 이런 뇌의 기능을 고려하면 확실히 문서는 정보를 수집한 다음날 작성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작업이 끝나면 그날은 더 이상 손을 대지 않는 편이 좋다. 완전히 잊고 다른 업무를 시작하자. 차후 수정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본 뒤 적용해도 늦지 않다. 이렇게 1박2일 주기로 문서를 작성하면 다시 돌아가는 일 없이 빠르게 업무가 진행된다. -본문 139~140쪽.



끝으로 이 책 『Risk and Chance 왜 나는 기회에 집중하는가』는 직장인이 아니어도 한 번쯤 가벼운 마음으로 볼만한 책이다. 특히나 작은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정보로 나아가는 교도보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