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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자기계발/교육

부자의 그릇 -이즈미 마사토(김윤수 옮김) / 다산3.0

by actor_zoo 2015. 4. 4.




돈을 지배하느냐 돈에 지배되느냐


경제가 어렵다. 낮은 금리로 하루하루 연명하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걱정이 앞선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우린 저금리정책으로 일관할 수 있을까? 이제 더 이상 한 나라의 경제는 해당 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불안과 걱정의 시작은 빚을 내어 집을 사거나 사업을 하거나 교육비 등등으로 쓴 것들이 내수의 불황으로 갚아나가는데 힘겨운 현실에서부터이다. 국가는 빚쟁이들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는 임시방편 갈아타기를 알선하고 주택을 담보로 주택을 사서 벌어들이는 족족 이자로 빠져나가는 일명 집 가진 거지를 만들어서라도 부동산의 침체를 막으려고 애쓴다.

얼마전 발표된 고위공직자들의 엄청난 액수의 수익은 거의 부동산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들이 부동산의 거품을 제거하겠는가하고 긴 한숨도 내쉰다.

이처럼 현대인의 대부분은 자의든 타의든간에 돈의 지배 아래 삶을 살아간다.

돈에 지배된 자들은 모든 실패의 근원을 돈의 양에 둔다. 어떤 일의 성패를 그 일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나 내용 그리고 결과에 두지 않고 그냥마냥 결과로 산출된 돈의 생존에 둔다. 이건 경험이라는 소중한 재산을 오직 돈에 두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희망을 사라지게 만든다. 나아가 이러한 태도는 돈이 없으면 꿈꾸던 일들을 시도할 용기마저 상실케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돈은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돈이 자기의 꿈과 희망까지도 자기 아래 두게하여 그것들의 목표가 된다면 우린 더욱 값진 우리의 경험과 수많은 관계들을 놓쳐버릴 수 있다.



돈, 나의 삶의 태도


출장이라도 가면 복귀 후 지갑에 가득한 영수증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무거운 마음으로 그것들을 정리할 때가 있다.

그리고 빈 노트에다 무엇에 지출을 했는지 점검한다. 그것이 내 삶의 현주소이다.

내 현주소는 어떤 방향으로 재조정되어야할까? 돈을 보면 내가 목표로 두는 가치의 길의 이탈여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불투명한 내 꿈을 다시 정비할 수 있다. 그래서 돈은 나쁜 것이 아니라 내게 필요한 거울이다. 



그릇을 넓히는 경험


어린 아이에게 만원이라는 돈은 적지 않은 돈이다. 그건 아마도 만원 정도의 돈을 써본 경험이 거의 없는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책 값으로 10만원 상당의 돈을 지출해본적이 없는 이가 서점에서 10만원치의 책을 구입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몇백만원의 연극만을 만들던 조그마한 극단에게 수천만원의 지원금을 줘봐야 결과는 거의 예전의 몇백만원보다 나은 연극을 만들지 못한다. 그나마 돈이 남아 있지도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유는 그만한 돈을 사용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돈을 다루어야 하는 인생이라면 돈의 그릇을 키워 보다 많은 돈을 담을 수 있던지 아니면 지금의 그릇에 자족하며 사는 것을 택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그릇을 키우고 싶어하지만 돈의 지배 아래에서는 실패의 공포가 커 경험을 통한 그릇 키우기를 할 엄두가 없게 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돈 그릇의 크기는 경험에 의해 커진다.



돈의 지배를 벗어나는 길, 사람


파리가 날리는 가게를 가면 보통 장사가 안 되는 원인이 사람을 통해 보인다. <장사의 신, 한국편(김유진 지음)>에서는 부부가 함께 장사를 하면 그 관계에서 장사의 흐름이 보인다고 한다. 미래의 꿈은 비록 자기 중심에서 계획되는 것이지만 그 꿈의 목표는 관계에 있어야 한다. 그것이 부재하면 그 목표는 돈에 귀속된다. 그러나 이또한 말은 쉽지 현실에선 돈이 먆이 생기면 사랑도 싹틀 것만 같다.



자기계발의 소설, 하지만 책으로 돈을 지배할 수 있을까


그렇다. "돈은 무엇이다."라는 명제는 돈을 통한 인간관계와 수 많은 운, 그리고 적절한 기회 등등 많은 변수들 안에서 정의 내려질 수 있다. 자기계발서가 도움이 되는 사람들은 아마 그러한 상황에 노출되었거나 속한 자들일 것이다.

머리 속에서 짜맞추기된 자기중심의 상상은 사실 돈에 대한 아름다운 동화에 불과하다. 그래서 자기계발서가 난무해도 돈은 묘연한 물건이다.

이 책 『부자의 그릇』도 그런 자기계발서일까? 그렇다, 소설인 것 같지만 사실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하지만 머리속에 있는 돈을 타자의 상황을 통해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독자에게 보여 구체적 돈의 정의를 알린다.

빚이 모두 나쁜 것이 아니며 돈은 주인이 없는 것이고, 무엇보다 돈 그릇은 경험으로 이루어지며, 돈은 지배할 대상이지 지배 당할 그무엇이 아니라고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애정으로 담아낸다.

다소 짧아 아쉽다는 생각을 독자뿐 아니라 작가도 한듯, 후반에는 본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친절도 보인다. 

돈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바로 잡거나 시작하고 싶으면 이 책을 펼쳐보라. 하지만, 책의 경험만으로는 돈이라는 물건을 지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