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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영미소설9

한 여인의 초상 - 헨리 제임스 / 창비 "관찰, 사람을 관찰하는 것, 이것이 탁월하다는 것은 사람을 자기입장에서 십수차례 곱씹었다는 것을 뜻한다. 관찰은 모두 자기입장에서 시작되고, 보다 면밀한 관찰은 오히려 객관성을 떠나 자기정서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 인상 깊은 서문 우선, 헨리 제임스의 작품을 첫 대면함을 고백한다.여느 20세기초반의 사실주의 작가처럼 사람의 군상을 원고에 늘어뜨려 놓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첫장을 열었다.그런데, 만만치가 않다. 우선 특히하게 독자를 맞는 것은 바로 여느 소설에서 볼 수 없는 다소 긴 서문이다. 이 서문에서 받은 인상은 비단 그 길이에 있지 않다. 작가가 소설을 바라보는 문학의 가치, 곧 그의 철학이 작은 논문처럼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소설은 작가가 소중히 그 소재를 선별하여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 2014. 5. 10.
바스커빌가의 개 - 아서 코넌 도일 / 열린책들 추리소설은 잘 모른다.고작 아가사 크리스티의 몇편이 기억에 남아 있을 뿐.하지만 홈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런데도 나는 홈즈를 불혹이 넘어서야 보았다.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은 화자가 홈즈의 친구 왓슨이다.(이 소설이 처음인데도 그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이 소설은 현재 시점과 과거를 정리하는 시점으로의 서한과 일기의 형식을 취하는 독특함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건을 정리하는 회고가 있어 독자에게 친절한 추리의 정당성을 보여준다. 작품의 소재인 가문의 전설, 즉 초자연적인 것이 살인에 얽혀 있으나 사실 초자연의 신비로움이 전해지지는 않아 아쉬웠다.아마도 엄습한 황무지와 늪의 전경 묘사나 이질적인 이름의 바위와 지명이 좀처럼 머리 속에 그림으로 화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그리고 황무지에 .. 2013. 4. 11.
동물 농장 - 조지 오웰 / 열린책들 어느 코메디 프로에서 "불편한 진실은 이것뿐이 아닙니다...." 어느 유명을 달리하신 존경받는 언론인의 "내가 바라는 건 소위 애국이 아니야...진실이야..." 오래전 모든 아이들에게 우상이었던 "똘이장군..." 소설을 다 읽고 마지막 장(e-book으로 읽었지만)을 덮었을 때, 진한 한숨과 위의 단상들이 머리를 스친다.어릴적 은 의인화의 극치이었고, 나이 먹고 보는 은 불편함과 진실과 거짓의 미화, 세뇌의 극치이다.작가는 스탈린 체제의 구 소련을 모델로 하여 그릇된 공산주의를 희화적으로 풀어나가고 있지만 어디 이것이 어느 시대 어느 특정 나라에만 국한 되겠는가.그 시작의 명분이 좋았더라도 이후 그것이 개인과 소수 집단의 이기와 권력욕으로 변절 되면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거짓과 날조가 일어난다. 하지만.. 2013. 3. 5.
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 민음사 이 책을 보려고 들었다놨다를 100만번은 했을 것이며 읽은 것도 50만번은 될 것이다. 홀든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이다.적어도 2시간은 16살의 투정을 듣고 있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숫제, 투정의 극이며 철 없는 행동의 극치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투정과 철 없는 행동이 도대체 무엇인가. 사회적 지위와 제도에 적당한, 아니면 최소한 의무를 다하는 , 그것도 희생을 하여서라도 자기 뜻과 관계없이 정의를 실현하는, 소위 현실 감각을 잊지 않고 궁극적 자기 손해를 보지 않는 처사를 말한다면.... 그렇다면 홀든은 철이 없지 않으며 투정을 부리고 있지 않다. 어릴 지언정 사고의 폭은 좁을 지언정 그는 인생이 장난스럽거나 유치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최소한 인생은 돈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며.. 2013. 2. 14.